11월 12일 (화)
서른여덟번째 이야기
“ ‘혼자의 경주’에서 ‘우리의 종주’로 ”
(다움학교 180Km 자전거 도전기)
(자라섬 포인트에서 다음 포인트 라이딩을 위한 정비 중 희수PM이 다움이의 헬멧 착용을 도와주고 있다)
24년 10월 30일 수요일, 드디어 결전의 날이 다가왔습니다. 한달 간의 훈련을 마친 10명의 라이더들(학생 6명, 교사 4명)은 아직 어둠이 남아 있는 30일 새벽 6시, 자전거 라이딩 도전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오늘 도전은 포천 세품아를 출발, 가평을 지나 춘천에 위치한 ‘신매대교 인증센터’를 찍고 다시 포천 세품아로 돌아오는 총 180Km의 대장정으로 계획 되었습니다.
낮 12시, 점심식사를 위해 가평의 한 식당에서 만난 라이더들은 이미 100km를 달려온 후였습니다. 서둘러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할 채비를 하는 중입니다. 어두워지기 전, 포천에 도착하려면 한시가 급한 상황입니다. ‘화이팅’을 외치며 오후 라이딩이 시작됐습니다. 신매대교 인증센터를 돌아 강촌역에 왔을때 희수PM의 자전거 바퀴가 찢어졌습니다. 급기야 수리를 위해 지체하던 중 130Km 지점에서 무릎통증으로 더 이상 움직일 수 없게 된 은성PM이 완주를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첫번째 포인트에 도착해 휴식을 취하고 있는 은성PM)
"‘진짜 오늘이 마지막인데’… 화도 나고 눈물도 났습니다. 그러나 힘들어서 눈물이 나고 다리에 경련이 심하게 일어나고, 감각이 없어지고 바뀌가 찢어져도 자전거를 바꿔가면서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주해 내는 다움친구들과 선생님들을 보며 박수가 절로 나왔습니다." (은성 PM)
오후 5시가 넘어가면서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계획으론 어두워지기 전에 세품아에 도착을 해야하지만, 모든 계획과 실전은 차이가 있는 법;;; 아직 25km를 더 가야만 세품아에 도착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체력은 모두 바닥이 나고 설상가상 어둡기까지 하니 모두의 안전이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라이더 모두가 예민해진 상황에서 명성진 이사장은 선두에서 흔들림없이 대열을 이끌고 있었고, 조용히 따르는 백업차량은 라이트를 켜서 자전거길을 비춰주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죽음의 구간이라고 할 수 있는 청계호수 오르막길, 모두가 마지막 힘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마지막 청계호수 업힐구간이요. 어두운데 페달을 계속 밟아야해서 심리적, 신체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
(J군)
(두번째 포인트에 도착해 재정비 시간을 가지는 라이더들)
'오르막에 올라 다시 대열을 점검하기 위해 잠깐 멈췄을 때 무송이가 소리를 지르며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다리에 근육이 뭉치면서 더 이상 고통을 참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함께 하던 의료팀이 마사지를 시작했습니다. 계속되는 마사지에도 무송이의 불안과 고통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119를 불러야 할 거 같아요!!” 아이의 안전을 위해 결정을 내리려던 찰나, 무송이는 소리쳤습니다. “부르지 마세요. 저 괜찮아요. 끝까지 해 볼거예요.” 다움학교 친구들과 선생님뿐 아니라 함께 했던 지원팀 모두의 마음이 뭉클했던 순간입니다. 그렇게 다시 힘을 내 저녁 7시 30분이 되어서야 세품아에 도착했습니다. 어두운 밤 걱정하며 기다렸던 세품아 선생님들과 지움학교 학생들은 일렬로 서서 박수를 치며 진심으로 다움학교의 자전거 완주를 축하해 주었습니다. “힘들었는데 세품아 사람들이 반겨주고 응원해 주니 마음이 웅장했어요 (아마도 마음이 뭉클했다??는 표현)” (K군), “자전거 완주 후 세품아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했고 포기하지 않은 나에게도 고마웠어요.” (J군) 끝나지 않을것만 같았던 무모한 도전 ‘다움학교 자전거 라이딩’은 12시간, 171.46 Km를 완주하면서 막을 내렸습니다.
(점심 식사 후 포천으로 출발하는 새미CM의 모습)
완주 후 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J군:
“180Km 라는 목표가 있을 때는 ‘이게 젤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목표를 이룬 다음 날, 별거 아닌 느낌이 들었어요. 앞으로 살면서 힘든 것이 또 있겠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것이고, ‘이것보다 더 힘든 일들도 앞으로 많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N군:
“일단 얼마간은 자전거만 보면 토할거 같아요. 그래도 끈기가 많이 좋아졌어요. 그리고 이번에 자전거를 탔던 경험은 10년, 20년이 지나도 저에게 자랑할 만한 추억이 될 거 같아요.”
M군:
“‘안 해보고 말하기 보다 일단 해보고 말하자’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H군:
“시작할 때는 ‘아 ~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도착하면 침대에 눕는 행복한 상상을 하며 탔던거 같아요. ‘만약 현재 고통스러워도 그 후에 있을 결과를 생각하자’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K군:
“‘나도 마음만 먹으면 뭐든 다 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체력이 좋아져서 축구도 더 잘할 수 있을거 같고요.”
(마지막 피니쉬 포인트; 세품아에 도착한 라이더들!!)
처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라이딩에 도전하면서도 연습내내 아이들을 인솔하고 마지막까지 멋진 모습을 보여주신 희수 PM의 소감을 들어보면서 올해로 두번째를 맞는 다움학교 자전거 라이딩 도전기를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희수PM:
“즐겁게 훈련을 했을때와는 달리 종주가 시작되니 신기하게도 그 마음이 180도 바뀌었습니다. 행복했던 페달질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아파오는 신체들의 반동으로 바뀌고, 핸드폰에 남은 코스 거리를 볼 때마다 압도적인 거리에 마음이 꺾여버렸습니다. 그래도 제가 나아갈 수 있던 건 선생님이라는 '의무감' 때문이었습니다. 그 의무감도 마지막 청계호수 언덕을 오를 때쯤엔 다 사라졌습니다. 불이 없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의 언덕을 각자의 페이스대로 오르다 왼쪽다리에 쥐가 연속으로 나 잠시 멈춰있을 때, 못 하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몇 초 뒤 아이들이 저를 제치고 욕과 괴성을 지르며 언덕을 올랐습니다. 그때 왜 이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도 누군가 같이 있어야 즐길 수 있겠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의 라이딩에 힘을 받아 언덕을 오를 수 있었고, 이번 종주를 ’혼자의 경주’에서 ‘우리의 종주’로 즐기면서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 자전거 종주가 아이들에게도 값진 경험이었겠지만, 저에게도 선생님으로서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공동체’를 배울 수 있었던 너무나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그들이 매일 외치던 구호로 도전을 마쳤다)
(글 : 임수미)
11월 12일 (화)
서른여덟번째 이야기
“ ‘혼자의 경주’에서 ‘우리의 종주’로 ”
(다움학교 180Km 자전거 도전기)
(자라섬 포인트에서 다음 포인트 라이딩을 위한 정비 중 희수PM이 다움이의 헬멧 착용을 도와주고 있다)
24년 10월 30일 수요일, 드디어 결전의 날이 다가왔습니다. 한달 간의 훈련을 마친 10명의 라이더들(학생 6명, 교사 4명)은 아직 어둠이 남아 있는 30일 새벽 6시, 자전거 라이딩 도전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오늘 도전은 포천 세품아를 출발, 가평을 지나 춘천에 위치한 ‘신매대교 인증센터’를 찍고 다시 포천 세품아로 돌아오는 총 180Km의 대장정으로 계획 되었습니다.
낮 12시, 점심식사를 위해 가평의 한 식당에서 만난 라이더들은 이미 100km를 달려온 후였습니다. 서둘러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할 채비를 하는 중입니다. 어두워지기 전, 포천에 도착하려면 한시가 급한 상황입니다. ‘화이팅’을 외치며 오후 라이딩이 시작됐습니다. 신매대교 인증센터를 돌아 강촌역에 왔을때 희수PM의 자전거 바퀴가 찢어졌습니다. 급기야 수리를 위해 지체하던 중 130Km 지점에서 무릎통증으로 더 이상 움직일 수 없게 된 은성PM이 완주를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첫번째 포인트에 도착해 휴식을 취하고 있는 은성PM)
"‘진짜 오늘이 마지막인데’… 화도 나고 눈물도 났습니다. 그러나 힘들어서 눈물이 나고 다리에 경련이 심하게 일어나고, 감각이 없어지고 바뀌가 찢어져도 자전거를 바꿔가면서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주해 내는 다움친구들과 선생님들을 보며 박수가 절로 나왔습니다." (은성 PM)
오후 5시가 넘어가면서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계획으론 어두워지기 전에 세품아에 도착을 해야하지만, 모든 계획과 실전은 차이가 있는 법;;; 아직 25km를 더 가야만 세품아에 도착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체력은 모두 바닥이 나고 설상가상 어둡기까지 하니 모두의 안전이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라이더 모두가 예민해진 상황에서 명성진 이사장은 선두에서 흔들림없이 대열을 이끌고 있었고, 조용히 따르는 백업차량은 라이트를 켜서 자전거길을 비춰주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죽음의 구간이라고 할 수 있는 청계호수 오르막길, 모두가 마지막 힘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마지막 청계호수 업힐구간이요. 어두운데 페달을 계속 밟아야해서 심리적, 신체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
(J군)
(두번째 포인트에 도착해 재정비 시간을 가지는 라이더들)
'오르막에 올라 다시 대열을 점검하기 위해 잠깐 멈췄을 때 무송이가 소리를 지르며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다리에 근육이 뭉치면서 더 이상 고통을 참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함께 하던 의료팀이 마사지를 시작했습니다. 계속되는 마사지에도 무송이의 불안과 고통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119를 불러야 할 거 같아요!!” 아이의 안전을 위해 결정을 내리려던 찰나, 무송이는 소리쳤습니다. “부르지 마세요. 저 괜찮아요. 끝까지 해 볼거예요.” 다움학교 친구들과 선생님뿐 아니라 함께 했던 지원팀 모두의 마음이 뭉클했던 순간입니다. 그렇게 다시 힘을 내 저녁 7시 30분이 되어서야 세품아에 도착했습니다. 어두운 밤 걱정하며 기다렸던 세품아 선생님들과 지움학교 학생들은 일렬로 서서 박수를 치며 진심으로 다움학교의 자전거 완주를 축하해 주었습니다. “힘들었는데 세품아 사람들이 반겨주고 응원해 주니 마음이 웅장했어요 (아마도 마음이 뭉클했다??는 표현)” (K군), “자전거 완주 후 세품아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했고 포기하지 않은 나에게도 고마웠어요.” (J군) 끝나지 않을것만 같았던 무모한 도전 ‘다움학교 자전거 라이딩’은 12시간, 171.46 Km를 완주하면서 막을 내렸습니다.
(점심 식사 후 포천으로 출발하는 새미CM의 모습)
완주 후 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J군:
“180Km 라는 목표가 있을 때는 ‘이게 젤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목표를 이룬 다음 날, 별거 아닌 느낌이 들었어요. 앞으로 살면서 힘든 것이 또 있겠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것이고, ‘이것보다 더 힘든 일들도 앞으로 많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N군:
“일단 얼마간은 자전거만 보면 토할거 같아요. 그래도 끈기가 많이 좋아졌어요. 그리고 이번에 자전거를 탔던 경험은 10년, 20년이 지나도 저에게 자랑할 만한 추억이 될 거 같아요.”
M군:
“‘안 해보고 말하기 보다 일단 해보고 말하자’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H군:
“시작할 때는 ‘아 ~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도착하면 침대에 눕는 행복한 상상을 하며 탔던거 같아요. ‘만약 현재 고통스러워도 그 후에 있을 결과를 생각하자’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K군:
“‘나도 마음만 먹으면 뭐든 다 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체력이 좋아져서 축구도 더 잘할 수 있을거 같고요.”
(마지막 피니쉬 포인트; 세품아에 도착한 라이더들!!)
처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라이딩에 도전하면서도 연습내내 아이들을 인솔하고 마지막까지 멋진 모습을 보여주신 희수 PM의 소감을 들어보면서 올해로 두번째를 맞는 다움학교 자전거 라이딩 도전기를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희수PM:
“즐겁게 훈련을 했을때와는 달리 종주가 시작되니 신기하게도 그 마음이 180도 바뀌었습니다. 행복했던 페달질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아파오는 신체들의 반동으로 바뀌고, 핸드폰에 남은 코스 거리를 볼 때마다 압도적인 거리에 마음이 꺾여버렸습니다. 그래도 제가 나아갈 수 있던 건 선생님이라는 '의무감' 때문이었습니다. 그 의무감도 마지막 청계호수 언덕을 오를 때쯤엔 다 사라졌습니다. 불이 없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의 언덕을 각자의 페이스대로 오르다 왼쪽다리에 쥐가 연속으로 나 잠시 멈춰있을 때, 못 하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몇 초 뒤 아이들이 저를 제치고 욕과 괴성을 지르며 언덕을 올랐습니다. 그때 왜 이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도 누군가 같이 있어야 즐길 수 있겠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의 라이딩에 힘을 받아 언덕을 오를 수 있었고, 이번 종주를 ’혼자의 경주’에서 ‘우리의 종주’로 즐기면서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 자전거 종주가 아이들에게도 값진 경험이었겠지만, 저에게도 선생님으로서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공동체’를 배울 수 있었던 너무나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그들이 매일 외치던 구호로 도전을 마쳤다)
(글 : 임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