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품아 저널


[저널 쉰두번째] 150km 다움학교 자전거 종주 스토리

관리자
2025-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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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쉰두번째  

6월 24일 (화) 





“내가 아닌 우리가 이것을 해냈다!!”

(150km 다움학교 자전거 종주 스토리) 



   작년 7월, 지움학교 마라톤 대회에서  5km 달리는 것도 버거운 진우가 8Km 마라톤에 도전을 하겠다고 손을 들었습니다. “몸에 이상이 생겨 포기만 안했음 좋겠어요. 어렵지만 8km 도전이 나 스스로에게는 보상이고, 타인에게는 내가  열심히 사는 사람으로 보여지는 계기가 됐으면 해요.” 야심찬 포부를 밝힌 진우는 놀랍게도 8km 완주에 성공했고 같은 해 10월, 다움학교에 진학하자 마자 170Km 자전거 종주에도 도전해 눈물겨운 완주를 보여 주었습니다. 또한 올해 6월, 그는 다움학교 150km 자전거 종주에 또 한번 도전을 했습니다. 이번이 진우 인생의 세 번째 도전이기도 하지만 더 놀라운 건 이 세 번의 도전이 최근 일년 사이에 줄줄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종주 전 진우에게 이 사실을 살짝 귀띔을 해주니 ‘벌써 제가 세 번째예요?’ 라며 살짝 놀라는 눈치더니 이번에는 자신이 없다는 듯 이내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이번 종주는 힘들어요. 살도 6kg 이나 늘어서 완주하기 어려울 거예요. 반만 가도 성공이예요.”


드디어 결전의 날! 학생 6명과 교사4명, 그리고 전문 코치 1명으로 구성된 자전거팀은 6월 18일(수) 오전 6시에 세품아를 출발했습니다. 포천을 출발해 청평, 진접을 지나 다시 포천 세품아로 돌아오는 총 150km의 대장정의 시작입니다. 더운 날씨 탓에 오후보다는 오전에 달리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자전거팀은 오전 6시부터 달린 덕에 실제로 정오가 되자 진접의 점심식사 장소로 하나 둘 도착하기 시작했습니다. 150km 중 100km를 달려서 말입니다. 컨디션이 유독 좋은 2~3명의 멤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심지어 그 중, 4명은 길을 잘못들어 30분이나 늦게 식당에 도착했는데, 인생 최대의 다크한 표정으로 등장하는 그들을 보니 차마 ‘괜찮냐?’는 말도 건네기 어려울 지경입니다. 그렇게 눈치를 보며 식사를 마치고 시원한 음료를 마시고 나니 그들의 얼굴에 다시 생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이쯤해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 간절했겠지만 그들은 다시 마음을 다잡고 오후 레이싱에 들어갑니다. 그러나 시작 부터 난관;;; 전체 자전거 종주길의 마지막 업힐 구간인 고모리 고개를 만난 것입니다. 점심 후 잠깐의 휴식을 취한 후 출발했지만 고모리 고개를 넘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습니다. 세 명의 친구가 일명 ‘끌바’(끌고가는 바이크)로 고개를 넘습니다. 종주 전 부터 이번 도전에 자신이 없다던 진우도 그 중 한명입니다. 고모리 고개를 겨우 넘고 나서는 더 이상 자전거를 탈 수 없다고 진우는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전체 완주를 위해 잠시 쉬어가는 것도 괜찮다는 전문 코치님의 조언으로 마지막 코스 전 20km를 승합차로 이동한 진우는 마지막 코스에서 다시 자전거를 타고 포천 세품아까지 완주를 했습니다. 포기하려는 놈들을 설득하고 지친 녀석들의 눈총을 받아야 하는 작은 헤프닝들이 있었지만 저녁 6시, 감사하게도 11명의 자전거팀 모두 안전하게 자전거 종주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23년을 시작으로 올해로 벌써 세 번째 자전거 종주인 셈입니다. 


"마음 가짐이 쉽지 않았어요. 잘 하고는 싶은데 몸도 아프고 짜증이 나고 그걸 이겨야 하는게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도 끝나고 나니 너무 신이 나요." 

유독 힘들게 이번 종주를 마친 진우의 이야기입니다. 


“이번 종주를 통해 ‘포기하지 않는 것’을 배웠어요. 포기는 배추 셀때나 쓰는 말이죠.” 

운동할 때 유독 행복해 보이는 민성이의 아재개그 입니다. 


"종주를 하는 것만으로 힘들고 멘탈이 무너졌어요. 멘탈을 잡는 게 가장 힘들었죠. 이번 종주를 통해 감정을 억제하는 것, 포기하지 않는 것, 나로 인해 피해를 볼 수 있는 우리 팀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많이 들었던 맏형 준수의 자기 고백입니다. 그래도 멘탈을 잡고 끝까지 완주한 준수가 자랑스럽습니다. 


이번 종주를 기획하고 이끌어 간 희수쌤의 이야기를 들어 볼께요. 

"이번 종주는 준비 과정에서 부터 어려움이 많았어요. 아이들 몸 상태도 안 좋고, 멘탈도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훈련을 거쳐 결국은 한 사람도 낙오없이 안전하게 완주해서 너무 감사해요. 아이들 모두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아이들이 ‘내가 아닌 우리가 이것을 해냈다‘ 고 했을 때 ‘이번 종주도 성공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종주에 처음 참여하게 된 은송쌤 이야기도 들어볼까요?? 

“처음엔 자전거 수업이 있는 날이면 아침부터 몸이 굳었어요. 이 두려움을 없애려면 뭐라도 해야 했기에 매일 아침 평소보다 조금 더 일찍 일어나 헬스장으로 향했죠. 대단한 운동을 한건 아니지만 그 과정에서 내겐 ‘오늘도 해냈다’라는 작은 성취가 차곡차곡 쌓였어요. 자전거 종주를 마친 지금, 저는 ‘결국 해내는 힘‘ 은 매일의 작은 연습에서 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첫번째 도전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종주 내내 선두자리를 지키며 자전거를 타는 그녀의 열정과 노력에 다시한번 엄지 척^^


죽을 만큼 아프고, 죽을 만큼 짜증나며, 수백 번 그만두고 싶은 마음 때문에 화가 나고, 또 그런 내 모습 때문에 민망하기도 했던 시간들을 지나 결국은 모두 완주를 이루어 냈습니다. 완주의 끝에는 후련함과 뿌듯함 그리고 세품아 가족들의 격려와 축하로 인한 행복감까지 더해집니다. 먼 훗날, 종주를 마친 이들에게 오늘의 시간이 어떤 기억으로 자리 잡을까요?? 인생에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만났을 때, 오늘 수없이 느꼈던 빡침(?)과 그 끝에서 만났던 완주의 달콤함, 그리고 훈련 내내 외쳤던 이 외침이 기억나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글 : 임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