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품아 저널


[저널 스물네번째] 다움학교 동경이 이야기

관리자
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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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3일 (화)    

스물네번째 이야기    





“다른친구의 행동에서 나를 먼저 본다”

(다움학교 동경이의 두번째 이야기) 




세품아 학교 건물 저~멀리, 혹은 학교 복도에서 한마리 익룡의 소리를 들으셨다면...네.  그것은 바로 바람과 함께 날아갈 것 같은 동경이가 틀림없습니다. 동경이의 '끄하하하' 웃는소리가 옆사무실까지 울리고, '으아아아아' 세품아복도를 뛰어다닌지도 어느새 1년이 넘었습니다. 


그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동경이에게는 몇가지 큰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먼저, 참고 버티며 억울함에 눈물부터 흘렸던 왜소하고 눌려있던 동경이가 수다쟁이에 세품아복도를 아무렇지않게 뛰어다니는 여전히 가늘지만 더 길~~~죽해진 한마리 익룡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중학생때 세품아에 온 동경이가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동경이는 꽤 똘똘한 친구로 세품아에 와 있는 동안을 제외하고 중학교 1,2학년 성적이 좋은편이었습니다. 동경이의 중3 담임선생님의 말씀처럼 원하는 인문계 고등학교에 별탈없이 진학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퇴소를 2주가량 앞두고 동경이는 다움학교(구 자립홈)를 가기로 결정 했습니다. [세품아 교육과정은 ‘지움학교’ (구 생활관)  -> ‘예비다움학교’ (구 그룹홈) -> ‘다움학교 (구 자립홈) 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중학생에서 고등학생.. 고등학생에서 다움학교 학생이 되었습니다. 내년까지 세품아에서 날아다니는 학생 동경이를 볼 수 있게 되었답니다. 


그 중 가장 큰 변화라면 동경이의 마음과 생각이 자라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움학교(구 생활관)때는 몸집도 작고,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관계적인 문제들로 힘들어했지만 그 과정 속에서 한차례 변화를 겪은 동경이는 지움학교(구 생활관) 생활의 후반과 예비다움학교(구 그룹홈)에서는 큰 사건사고없이 자기 할 일을 하며 지내는 비교적 손이 덜가는 친구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내가 할일을 다했는데 쟤 땜에 피해를 입는다."라는 억울한 마음이 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동경이는 여전히 억울할때도 있긴하지만 내가 피해를 입는다라는 마음보다는 '다른친구의 행동에서 나를 먼저 본다.' 라고 말합니다. 


동경이는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도 무리없이 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지만 초등수학을 풀고 싶어한다거나 자신의 수준을 더 낮추어 문제집을 고르곤 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다른 친구의 쓴 글을 들으며 불현듯 다른 친구들은 자라나고 있는데 "왜 나는 멈춰있지?" 라는 생각을 할 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처음 해봤을뿐 아직 뭔가를 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합니다. ㅋㅋ 5월에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준비하고 있고, 콘텐츠관련 강의를 들을 예정이지만 아직 뭔가를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있는 동경이ㅋㅋ 자신이 멈춰있지 않다는 것을 동경이는 아직 눈치채지 못했나봅니다. 


수업 때 동경이의 학습지에 써있던 한문장이 기억이 납니다.

"세품아..천천히 변할 수 있는 곳" 아마도 천천히 나를 생각할 수 있는 있는 곳이란 의미일 겁니다. 오늘도 동경이는 자신의 속도에 맞추어 나아가고 있습니다. 


옆에서 "잘하고 있다, 성장하고 있다." 아무리 말해도 본인은 "잘모르겠다, 아니다." 라는데..동경이는 언제쯤 자신이 멈춰있지 않고, 움직이고 있음을 눈치챌까요? 알았을때 동경이는 어떤 기분일까요? 


쪼르르르 달려와 조잘거려줄 그 기쁜날에..알려드릴게요. 저널에서 다시 만나요.  (글 : 엄은성) 


*엄은성 PM은 다움학교에서 기초학습, 상담, 대외소통을 담당하는 교사이며, 경영지원실의 임성규 CM의 아내이자, 두 아들의 엄마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