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품아 저널


[저널 열번째] 황희태 대표 이야기

관리자
2023-09-18
조회수 321


9월 19일 (화)      

열번째 이야기      





" '누군가의 행운아가 되자' 라는 본인의 삶의 철학처럼

그는 이미 그렇게 살아가는 듯 보였습니다."

(헤어샵 ‘칼라빈’의 황희태 대표이야기)




"살면서 하루에 40명의 머리를 커트한 건 처음이었어요. 그 땐 힘들기도 했지만 살짝 오기가 생기더라고요.(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살짝 어이가 없으신듯 웃으시는 대표님;;;) 근데 하니깐 되더라고요. 힘들었지만 사람들이 좋아하니깐 저도 좋았습니다." 26년간 한결같이 사람들의 머리를 만져 온 베테랑 디자이너지만, 그런 그에게도 작년 12월, 세품아 첫 방문는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흐흠… 많이 놀라셨죠? ) 19살에 처음 미용을 시작해 36살에 자신의 헤어샵을 운영하게 되었고, 현재는 청담동 한복판, 연예인들이 들락거리는 인기있는 헤어샵 ‘칼라빈’을 운영하는 황희태 대표님이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세품아 아이들은 알까요? 매월 세품아를 방문해 우리들의 머리를 커트해 주시는 분이 연예인들의 머리를 만지시는 분이라는 것을요…;;;  (사실 저희가 인터뷰를 위해 샵에 방문했을 때도 박세리님이 메이크업을 받고 계시더라고요 ㅋㅋㅋ) "샵에서 머리를 커트할 때랑 마음이 다른 거 같아요. 비싼 돈 주고 저에게 머리를 하시는 분들에겐 미안하지만 세품아 친구들과 선생님들 머리는 왠지 더 잘 해드리고 싶어요. 사실, 우리 친구들이 밖에서 만나면 비싼 돈 내고 저에게 커트 할 친구들은 아니잖아요. 하! 하! 하! 근데 여기서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머리를 커트하고 나면 엄청 좋아하시거든요. 그걸 보면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해져요. 특별히 선생님들이 미용 후에 기분 좋아하시면 더 좋더라고요. 선생님들이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한 거니깐요." 연예인 머리에 도전한 민결이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베테랑]에서 유아인이 했던 머리 있잖아요? 아이비 리그컷이요. 앞머리가 엄청 짧은건데요. 그거 해달라고 부탁드렸어요. 유아인처럼 앞머리를 그렇게 똑같이 유지할 순 없지만 그래도 맘에 들어요.' 아이들도 아이들이지만, 선생님들도 은근 황대표님이 오시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답니다. 아이들 돌보는 것에는 열심이지만 스스로를 돌볼 여유가 그리 많지 않은 선생님들에게 한달에 한번 자신도 깜짝 놀랄 정도의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되는 이 시간은 쉽게 보람을 느끼기 힘든 교육현장에서 선물같은 위로가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세품아에 오면 선생님들이 뭔가를 챙겨주세요. 서로를 챙겨주는 것을 보면 행복해요. 나를 기억해주고 기다려주는 곳이 있다는게 감사하죠." 황대표님은 '누군가의 행운아가 되자'라는 본인의 삶의 철학처럼 이미 그렇게 살아가는 듯 보였습니다. 


(세품아 선생님과 친구들을 스타일링하고 있는 황희태 대표와 스텝)


아무리 기쁜 마음으로 온다해도 하루에 40여명의 머리를 커트한다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그런 황대표님에게 기적같은 일이 생겼습니다. "제가 이곳에 오는 걸 알고 있는 한 스텝 팀장님이 같이 가도 되냐고 먼저 물어봐 주시더라고요. 너무 기뻤죠. 그러더니 그 팀장님이 다른 분들께 권유를 했고, 감사하게도 총3분의 스텝들이 흔쾌히 동행을 허락해 주셨어요. 미용일이 꽤 힘든 일인데, 휴일을 반납하고 이렇게 함께 와주시는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몰라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서 그런지 힘든지 모르겠어요. 이들과 오래 이 일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네분이 함께 오시니  커트는 물론 이거니와 염색과 간단한 펌까지 개인에 맞춰 시술이 진행되다보니 기대와 감사함이 더욱 커졌습니다. 그리고 더 감사한 건 함께 오시는 스텝분들도 아이들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고 관심을 가져 주시다보니 매번 머리를 커트하면서도 아이들과의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다른 스텝들과도 친하지만 특히 함께 봉사오시는 스텝들과는 세품아 선생님들과 아이들 헤어스타일 이야기를 하다보니 더욱 돈독해 졌어요. 스타일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건  디자이너로써 스스로의 성장과도 연결이 되고요. 더욱 좋은 건 첨엔 아이들 머리 얘기만 했는데 이제는 아이들의 삶으로 우리들의 관심이 옮겨지다 보니 할 이야기가 더 풍성해 졌어요. 너무 감사하죠." 


평소에도 사회공헌사업에 관심이 많은 황대표님은 젊은 친구들의 일자리 창출에 관심이 많습니다. "세품아 친구들처럼 방황하는 친구들, 그리고 조금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미용을 배울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싶어요. 그 후 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키우고 싶어요. 저도 그렇게 도움을 받아 여기까지 왔거든요. 사실 말이 사람을 키우는 거지 젊은 그들을 통해 사실 내가 성장하는 거 같아요.  같이 상생하는 거죠. 그리고 그들과 끝까지 함께 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는 짧은 단발에 생머리를 하고 있습니다. 매번 커트가 필요한데, 제가 살고 있는 동네나 세품아가 있는 포천지역에서 그닥 맘에 쏙 드는 헤어샵을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근데 어느 날 부턴가 솜씨 좋은 헤어디자이너가 오셔서 커트를 해주시더니 매월 나의 머리스타일을 고민해 주시는 전담 디자이너(사실 저희보다 더 저희들의 머리에 진심이십니다요 ㅋ)가 되어 주셨습니다. 일상의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는데요. 어쩜 제가 제일 미용팀을 기다리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ㅋㅋㅋ 유튜브에 보니 한 노숙자가 머리를 커트한 후 달라진 자신의 외모에 걸맞게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한 일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보면서 세품아에 방문해 주시는 네 분이 생각났어요. 그러면서 미용이 주는 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저희에게 단순히 아름다움만을 선물해 주신것은 아닌거 같아요. 지칠때 마음의 위로와 또한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이렇게 가치있는 일이구나' 라는 마음을 다시한번 생각나게 해주셨습니다. 매번 먼 걸음 해주시는 '칼라빈' 스텝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글 : 임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