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 아이를 위해
존재합니다



더 나아가 한 아이의 실제적인 변화를 위해 존재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변화는 회복이며 이 회복은 하나님이 지으신 목적을 따라 사는 사람으로 세워지는 것입니다. 회복된 한 아이가 또 다른 누군가를 돕는 자로 세워지는 것, 이것이 바로 세품아의 존재이유입니다. 

이 세상에 목적 없이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세상에서 손가락질을 받는 그 아이에게도 소중한 가치와 목적이 있다는 믿음으로 세품아는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확신들이 희미해지고 ‘이 아이들이 과연 세상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마음이 흔들리는 시간을 지나왔습니다.  


반복되는 실패들... 망가진 아이들을 향한 안타까움과 사랑은 막막함 현실 속에서 끝없는 도전으로 이어졌고, 이 도전은 수많은 실패를 낳았습니다. 지금의 세품아는 그 실패위에 세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수많은 도전이 실패로만 끝나지는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반응’하고 조금씩 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거칠기만 했던 아이가 몽골 여행길에서 평범한 또래의 아이로 돌아갑니다. 한 아이는 공연준비를 위해 며칠 밤을 새며 몰입합니다. 자전거 국토 종주에서 뒤처진 아이의 등을 밀어주며 달리는 아이의 모습을 봅니다. 자신보다 어린 동생들의 이야기를 밤새 들어주며 아파하는 형의 모습을 봅니다. ‘이 아이들도 세상의 희망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지켜주는 작은 열매들이었습니다. 


이런 희망은 또 다른 도전을 낳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잘 배울 수 있을까’ 돌봄을 넘어 교육을 위한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중독은 중독으로 이긴다’ ‘중독의 환경과 단절하고, 새로운 것에 몰입(중독)될 때 중독을 이길 수 있다.’ 세품아 초기 본드 중독과 싸우며 얻어낸 가장 소중한 배움입니다. 음악과 여행 그리고 운동.... 아이가 새로운 것에 몰입될 때 마다 조금씩 반응하기 시작합니다. 또한 자신의 가치를 믿어주는 교사와 함께 할 때 그 ‘반응’은 ‘변화’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안전한 공간에서 자신을 존중하고 믿어주는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삶을 배워 나갑니다. 본능이 이끌던 삶에 생각이 시작되고 새로운 습관이 자리 잡아 갑니다. 자신의 숨겨진 가치를 발견하며 새로운 삶에 대한 작은 소망도 조금씩 품게 됩니다. 하지만 아이가 집으로 돌아가면 얼마가지 못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아이들은 변했고, 변화의 의지가 있지만 아이들의 환경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아이들은 변하지 않은 환경을 이길 힘이 없습니다.


정체성의 변화가
삶의 변화다



실패의 순간들을 곱씹고 성공의 경험들을 돌아보며 ‘정체성의 변화가 삶의 변화다’라는 소중한 배움을 얻었습니다. 아이가 살아온 시간과 경험들은 아이에게 일그러진 정체성을 심어줍니다. 일그러진 정체성은 일그러진 행동을 낳습니다. 아이의 행동은 건강한 압력에 의해 일시적으로 변화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압력이 사라지면 아이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일그러진 정체성이 건강한 정체성으로 변화되지 않는 한, 아이의 삶이 건강한 삶으로 변화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포천에서 새롭게 시작한 세품아는 한 아이가 새로운 정체성을 옷 입도록 하는 것을 돌봄과 교육의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것을 위해 그동안 세품아가 잘해왔던 것에 더욱 집중했습니다. ‘The original experience for the Youth’ 아이가 경험하지 못한 원래의 경험들, 원래 받았어야 할 존중, 원래 받았어야 할 믿음, 원래 받았어야 할 사랑, 원래 받았어야 할 관심, 원래 받았어야 할 훈계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아이들 개인의 독특한 결을 인정합니다. ‘50명에게 50개의 커리큘럼이 필요하다’는 말도 안되는 슬로건을 내걸고 한 아이 한 아이의 고유함에 주목합니다. 또한 실패를 두려워하는 아이들에게 실패를 통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해 ‘Learning by doing’을 외치고 실천했습니다. 


‘사람은 공간을 만들고, 공간은 사람을 만든다’ 공간은 그곳에 머무는 아이의 정체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아이에게 새로운 정체성을 심어줄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한  세품아 교사라면 늘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지금 나의 말과 행동이 한 아이의 부정적인 정체성을 강화시키고 있는가? 긍정적인 정체성을 강화 시키고 있는가?’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 앞에 놓여있는 거대한 현실의 벽이 있습니다. 아이가 범죄로 들어가는 길은 너무나도 크고 넓으며 강력합니다. 그러나 아이가 회복되고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길은 너무나 좁고 미약합니다. 


그래서 세품아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합니다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마음을 모으는 온 마을을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세품아가 ‘한 아이를 위한 온 마을’을 만드는 거대한 꿈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에게 Second chance가 되어줄 꿈을 가진 어른들이 한명, 두 명 모이고 있습니다. 온 마을이 되어줄 선한 마음들이 모이고 있습니다.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진정한 협력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해자였기에 꽁꽁 숨겨왔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이제는 세상과 나누려 합니다. 아이들이 존중받고 사랑받고 신뢰받기 시작하면서 반성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처음 깨닫게 되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려 합니다. 달팽이처럼 느리지만, 이 아이들은 회복될 수 있고, 더 나아가 누군가의 회복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달팽이가 산을 넘는’ 그 감격스런 이야기를 온 마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명성진 이사장